2021 문화역서울 284 협력전시  

《TRIPLE RINGS; 복각본들, 어제 글피로부터》


아주 오래전 시계와 불꽃이 멈춰버린 세계에서 

오늘 하루의 풍경을 최고해 봅니다. 


전시의 시공간적 표제로 설정된 

<Triple Rings;>는 


탄생-성장-죽음, 생산-유통-소비, 

물질-자연-사람과 같이 서로 연결, 순환하는

시간 속의 고리를 상징합니다.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만드는 것이 

일생의 숙명인 창작자들과 함께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사물의 죽음을 통해 그것의 탄생을 기억해 내고, 

사라짐을 통해 존재의 당위를 유추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전시를 통해 소개된 작품들은 ‘레플리카(Replica)’라는 

불온한 방식으로 모의 되었고, 

그동안 익숙하게 알던 것들에 대한 탈학습을 통해서 산출되었습니다. 

가보지 않은 시간 속에서 언젠가는 폐기된(될) 

일상의 사물들을 되돌아보고, 

역방향 안에서 실격된(될) 존재들을 꺼내어 

정당한 근거와 전제를 세우는 것이 전시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글. 조주리)




열세 팀의 창작자 및 연구자들과 함께 고민했던 ‘사라질 것’, ‘사라져야 할 것’, 사라지고 말 것’에 대한 광범위한 탐구의 한 부분이 전시라는 또 하나의 물질적 관습으로 단편적 에피소드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은 시간의 통로 안에서 과학기술의 발전과 생태적 이유로 소멸하는 물질문화에 대한 비극적 전망일뿐만 아니라, 디자인 행위와 사물 안에 투영된 집단의 욕망을 추적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전시장 안에 흩어진 100여 점의 작품들은 적합한 시제와 존재의 맥락을 획득하지 못한 채 서로 어긋난 위치에 놓여있습니다. 예상 불가능한 단절과 괴멸을 거치며 풍화되고 침식된 물질문명과 지성사에 대한 뒤늦은 이해를 돕는 ‘복각보고서’도 한 부 놓여있습니다. 이를 단서 삼아 ‘고대현대인’들이 만들어 낸 세계의 모습을 먼 미래의 시선으로 그려 보기를, 어제까지 사물을 이해해왔던 방식을 망각해 보는 일을 제안해 보고자 합니다. 금・은・동으로 빚어 올린 고귀한 것보다는 발에 창이는 무람없는 사물을, 영원히 변치 않는 것보다는 곧 폐기될 존재들을 오늘 하루 진중하게 바라보는 연습을요. 오류 값이 정전이 될 때 활성화되는 사유와 투쟁의 고리들을 상상하며, 시간여행자가 될 관람객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조주리)

2021 문화역서울 284 협력전시

《TRIPLE RINGS; 복각본들, 어제 글피로부터》


2021.12.10. – 2022.01.02.
문화역서울 284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JR UNITED,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문화역서울284
기획. 조주리

참여작가

그래픽휴먼
김동희
김영광
김한솔
BKID

스타일지음
요한한
임효진
정성윤
최태훈
최하늘
컨트리뷰터스

협력
물질과비물질
띵크앤메이크
루트 254
문학스튜디오 무시
외부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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